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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오고 벚꽃은 피었다.
오늘은 일본어 교실에서 하나미(花見) 행사를 하는 날이다.

장소는 작년과 같은 시노자키(篠崎)공원.

작년 하나미 포스팅 :
http://khie74.tistory.com/1169521213

작년에는 하나미만 3번을 갔었는데... 올해는 어째 봄을 조용히 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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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했던 가지에 일제히 흰 눈이 덮였다.


오늘 오전에 집을 나서면서 휴대폰으로 검색해 본 바로는 오후에 비 올 확률이 50%, 저녁 이후에는 70%나 되었다. 어제 오늘이 벚꽃이 가장 만발하는 날이건만 날씨는 변덕을 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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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주말 오후의 공원


시노자키 공원은 토에이신쥬쿠센(都営新宿線)을 타고 모토야와타(本八幡) 방면으로 오다 종점인 모토야와타의 바로 전 역인 시노자키(篠崎)역에서 내리면 된다.  공원은 역에서 조금 멀어 도보 15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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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 아래는 사람들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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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하는 비누방울 놀이는 너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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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에 열심인 아마추어 야구팀

시노자키 공원엔 테니스장, 야구장 그리고 농구장이 있다. 올 여름 이사를 갈 계획인데... 이런 공원이 있는 곳에 갔으면 좋겠다. 월세 비싸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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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거 많이 만들어 주세요~


하나미 행사는 신코이와(新小岩)일본어 교실과 코이와(小岩) 일본어 교실이 매년 번갈아 가면서 준비하는데 올해는 코이와 일본어 교실 쪽에서 준비한다.  그래서 올해는 할게 아무것도 없었다. 덕분에 도착하자 마자 맥주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쉬지않고 먹어댔다.  배불러~~~
역시, 올해도 꽃 구경은 뒷전인가...?

배가 불러오자 소화도 시킬 겸 카메라를 들고 공원을 산책했다. 요즘 내 카메라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촛점도 잘 안맞고, 카메라에서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난다. 이거 고장난거 아냐? 하긴 내가 너무 심하게 다루긴 했지... 떨어뜨리기도 했구... OTL 미안~ 내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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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있는데 기어코 한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맨날 틀리는 일기예보가 이런 날은 왜 이리 잘 맞는지...

오후 2시 반이 좀 넘었을 때 자리를 정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날씨도 쌀쌀해졌다.  따뜻한 햇살,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누워 낮잠을 청할 수 있으리라는 나의 기대는 물건너 간지 오래다. 물론 배터지게 맛있는거 먹고, 시원한 맥주 마시고자 했던 나의 바램은 120% 달성이지만... 헤헷~ ( ^ - ^ )V

예상보다 일찍 하나미가 끝나 일찍 집에 들어가나 했는데... 결국은 붙잡혀서 노래방->술집으로 이어지는 인간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OTL 윽~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飲みすぎ!

비록 비는 왔지만, 간만에 넓게 트인 곳에서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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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하루종일 우중충했다.
일기예보에서는 저녁에 비까지 온다고 했고...
그래서 오늘은 집에만 조신하게? 있으려 했는데... 하나미를 같이 가자는 와타나베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치도리가후치에 오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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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애인이 생긴다고 한다. 올 해는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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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하늘


때때로 바람이 불 때면 벚꽃잎이 떨어져 마치 눈이 오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늘까지 덮어버린 벚꽃나무에서 한순간에 눈처럼 쏟아지는 벚꽃잎은 정말이지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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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출발한데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하늘이어서 금새 초저녁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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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도리가후치의 산책로 옆으로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에서는 보트를 탈 수 있다.
(나도 타고 싶었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했었다)

물위에 떨어진 벚꽃잎들 사이로 노를 저어가는 배 위의 연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돌을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_-;;)

좀 더 어두워지자 여기저기 조명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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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보는 벚꽃도 아름답지만, 밤에 조명을 받아 빛나는 벚꽃 역시 아름다웠다. 왠지 밤에 오는 쪽이 오히려 운치가 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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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중에는 유난히 분홍빛을 띈 벚나무가 있다. 하얀 벚나무들 틈에서 간간히 심어진 분홍 벚나무들이 조명을 받아 더 붉고 아름답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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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란 1년에 길어야 1-2주 정도밖에 피지 않는다. 앙상한 가지 뿐인 나무에서 한순간 활짝 피었다가... 다시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더 특별하고, 더 애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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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노자키공원(篠崎公園)에서 하나미(花見)가 있다.

요즘 다니고 있는 자원봉사 일본어 수업에서 주최를 하는 모임이다.

원래는 지난 주에 하려고 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연기가 되었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벚꽃이 늦게 핀 이유도 있었고...

오늘 하나미를 하는 장소는 시노자키공원으로 토에이신쥬쿠센(都営新宿線)의 종점인 모토야와타(本八幡)의 바로 전 역인 시노자키(篠崎)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아침 8시 반에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12시 반 모임이지만 먼저 도착해 바베큐 준비를 하기 위해서 였다.  도착하니 이미 선생님들이 나와 계셨다.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계신 모양이다. 

도착하자마자 감자, 당근을 깎고, 바베큐 그릴을 설치하고, 이런저런 잡일을 하고 나니 시간이 11시 반정도가 되었다. 잠깐 공원을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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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어제만 해도 비가 올듯 말듯한 을씨년스러운 날씨였다. (기어코 몇방울 뿌리긴 했지만...)  일기예보에서 금요일부터 비라고 해서 하나미가 아예 취소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오늘 너무나 좋은 날씨를 보니,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마치 나무 위에 눈이 내려앉은 느낌이다

공원의 여기저기 심어진 벚나무의 아래에는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모여앉아 따뜻한 봄 날씨와 멋들어지게 핀 벗꽃, 맛있는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최근에 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에 둔 자신의 은사 모리에게 [당신이 죽기전에 완벽하게 건강한 하루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모리는 아침에 일어나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때는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해 작은 파티를 열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 하고, 자연을 느끼며, 대수롭진 않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한 후 편히 잠을 잘 것이라고 대답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평범하고 편안한 하루...

만약 나에게 그런 하루가 주어진다면... 점심은 꼭 이런 따뜻한 봄날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당신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이야기 할 것이다.

......


낮 12시가 넘자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오늘 60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한다.
오늘의 메뉴는 돈지루(ドン汁 -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은 된장국), 야키소바(焼きそば - 국수를 야채, 고기 등을 섞어 볶은 요리), 쏘세지, 고기구이, 떡볶이(한국 사람들이 준비하였음) 등이다.  

오늘... 그동안 무척이나 해보고 싶었던 철판 요리를 직접해 볼 수 있었다. 불도 지피고, 고기도 볶고, 야채도 볶고, 야키소바도 만들고... 물론 술도 마셔가면서...ㅎㅎ

하나미가 끝난 다음엔 역근처의 이자카야(居酒屋)에서 2차를 했다.  사람들과의 이런 술자리는 정말이지 즐겁다.  비록 이것저것 섞어마셔 머리가 아팠지만...

......

매주 토요일이면 자원봉사로 일본어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께 마음속으로나마 감사히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같이 좋은 자리까지 마련해 주시니 정말이지 너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분들을 보면 사실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보면...

나도 뭔가 남을 위한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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