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동네 편의점에는 빵과 도시락이 동났다.
그건 슈퍼도 마찬가지. 금방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일 수록 팔리는 속도도 빠르다.
슈퍼 계산대에 길게 늘어선 줄, 바구니 한가득씩 사가는 건 보통이다.
역시 사람은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가 보다.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정말이지 측은하게 느껴진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는 계획정전이라는 걸해서 회사 주변은 매일 한두번씩 정전이 일어난다. 전력이 모자르기 때문이다. 회사까지 가는 전차도 지진과 정전의 영향으로 정상운행을 하지 않아 시간 간격이 늘어나거나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역 앞에 도착해도 정전이라 역앞 가게들은 영업을 하지 않는 집이 많다. 역 주변의 식당도 영업을 안하거나 간혹 하는 식당 앞엔 아니나다를까 긴 줄이 늘어선다.

식당도 안하고, 그렇다고 빵이나 도시락도 없고... 에휴~~~
이런건 다른 먹거리도 대충 해결하면 되지만...


정말 큰 문제는... 역시 방사능이다.
보이지도, 냄새도, 맛도 없다. 그래서 더 불안한다.

더 더욱 일본정부의 발표가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공개되는 정보가 적고, 사람들에게 숨길려고만 한다.  단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 중이다,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는 식으로 자꾸만 뒤로뒤로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 안전하니 안심하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발표가 있은 후엔 영락없이 몇호기가 폭발했다더라, 몇호기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더라, 방사능 수치가 올라갔다더라...라는 기사가 뒤를 따른다. 상황은 점점 에스컬레이트하고 있고, 정부는 그런 것들에 대해 계속해서 쉬쉬하고 있다.
지금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숨기기만 급급한 일본 정부의 행태가 점점 더 실망감과 불신감만을 키워나가고 있다.

TV의 방송에선 얼마전까지 방사능이 평상시의 몇배라는 식으로 방송에 나왔는데, 이제는 그런 표현을 방송에서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불안에 떨기 때문에 일부러 바꾼 것이다. 요새는 단지 이 방사능 수치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식으로만 방송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직접 방사능 수치를 웹에서 찾지 않는 한 현재 방사능 수치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뉴스에서는 알기가 쉽지 않다. 하루에 1,2번 정도 나오려나... 이 역시 방사능 수치에 민감한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러 뉴스에 내보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것은 피난민들이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지,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피해가 얼마나 큰지에 대한 것들이다.  물론 그런것도 중요하지만 일본 동부가 쑥밭이 될 수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비중이 적은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뭔가 숨긴다는 의구심밖엔 들지 않는다.

아침 뉴스를 보니 세계각국이 일본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권고를 내리고 있다거나, 자국민을 위한 비행기를 보내거나, 일본 여행 자체를 촉구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도쿄를 떠나고 있다.  내 친구도 한명 엊그제 한국으로 떠났고...
점점 더 계속되는 불안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점점 더 피폐해지는 것 같다.


이곳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일어나는 여진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엊그제도 6.4도, 어제도 6.0도짜리 여진이 났지만, 9.0도가 난 판에, 그런 짜잘한 지진은 이제 신경도 안쓴다.


하루 빨리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진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을 입으신 분들이 하루 빨리 슬픔을 이겨내시고, 다시 일어서시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

P.S. 심란해서 일은 안되고... 이렇게 회사에서 블로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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